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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풍명당을 여는 생각
    배혜경
    ((전) KAIST 과학영재교육연구원 교수/(전)아하사이언스 대표)
    우리 나라의 모든 부모가, 그리고 모든 아이들이 좋은 대학을 가겠다고 전쟁을 벌이기 시작한 것이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그 전쟁이 부모의 입장에서도, 아이들의 입장에서도 점점 더 가혹해지고 있다는 것은 우리 모두 잘 압니다.

    그런데 우리 모두가 쏟아 부은 그 피땀의 결실이 참으로 허망합니다. 아이들이 대학을 들어가는 시점에 대부분의 부모들은 최선을 다 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고, 아이들은 이제 인생에서 모든 고통이 끝났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다 아시다시피 과거를 돌아보며 하지 못한 일에 대한 부모의 후회도, 미래를 바라보며 무사평안만을 기도하는 아이들의 염원도 비현실적입니다. 아이들은 앞으로 수없이 많은 난관에 부딪혀야 할 것입니다. 그것이 삶입니다.

    이러한 아이러니는 우리의 교육이 전쟁통이 되었기에 따르는 당연한 귀결일 것입니다. 전쟁터에서 돌아온 대부분의 병사들은 신체적으로, 더 심각하게는 정신적으로 불구가 됩니다. 과거의 고통 때문에 현재와 미래의 삶이 흔들리게 됩니다. 이것이 우리 아이들의 지금 모습이 아닐까요?

    교육은 한 인간이 삶의 기간 동안 생존하고 발전하는 기술을 터득하게 하는 과정일 것입니다. 삼사십 년 삶을 살아본 분이라면 그 과정이 얼마나 어려운지 아실 것입니다. 그 어려운 일을 터득하게 하는 교육에는 여러 방면의, 많은 사람들의 노력, 애정 그리고 인내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국가, 사회, 개인이 같은 방향으로 함께 노력을 경주하여야 합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현재 우리 사회는 이러한 연동의 고리가 끊어진 듯합니다. 그 결과 한 아이의 교육이 그가 속한 가족의 책임과 능력에 일임되었습니다. 한 가족이 가진 교육 역량은 참으로 미미합니다. 그 한계 안에서 각 가족은 교육의 목표를 축소할 수밖에 없습니다. 대학 입시라는... 한 두 자녀의 대학 입시를 치러낸 부모는 더 이상의 에너지가 남지 않고, 이제 교육은 남의 이야기가 됩니다.

    그런데 이런 방식이라면 잘 먹고 잘 살라고 전쟁을 치르며 길러낸 나의 자식이 곧 그의 자식의 교육에 모든 에너지를 쏟아붓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지금 우리 자식들을 위해 치르는 전쟁은 대물림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 이 고리를 끊어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가 원했던 대로 우리의 자식들이 생존, 발전하는 '인간'이 될 수 있습니다.

    그 고리를 끊는 방법은 교육의 문제를 개인의 문제로 풀지 않고, 서로 힘을 모으는 것입니다. 작은 집단으로나마 힘을 모으고 모아 교육 역량을 키우고, 그 결과 진정한 교육 목표에 조금씩이라도 다가가는 시도를 지금 해야 겠습니다. 이것이 '지풍명당'을 제안하는 이유입니다.